[천지일보-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13) 고려청자의 본질을 밝혀주는 밑 부분의 비밀
[천지일보-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13) 고려청자의 본질을 밝혀주는 밑 부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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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구석기 이래 300만년 동안 이뤄진 조형예술품의 문양을 독자 개발한 ‘채색분석법’으로 해독한 세계 최초의 학자다. 고구려 옛 무덤 벽화를 해독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의 문화를 새롭게 밝혀나가고 있다.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력을 통해 풀어내는 독창적인 조형언어의 세계를 천지일보가 단독 연재한다.

 

맨 밑의 보주들에서 매병 아닌 만병이 화생(도 1-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맨 밑의 보주들에서 매병 아닌 만병이 화생(도 1-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청자 맨 밑부분에서 도자기 화생

금동 판불, 영기문에서 여래 화생

청자 그릇, 그릇 아닌 만병(滿甁)

고려청자가 중국인들이 천하제일이라 말하므로 너도나도 천하제일이라 떠든다. 만일 고려청자가 천하제일이라면 오로지 고려청자만이 그러한가. <삼국시대의 국보 2점 금동 사유상>, <통일신라시대의 국보인 성덕대왕신종>과 <석굴암의 건축과 조각>, <고려시대의 청자>를 비롯하여 <고려 불화(사경 포함)> 그리고 <조선시대의 괘불>, <근대의 민화> 등이 있다.

필자가 이미 그 가운데 사유상과 고려 불화, 조선의 괘불, 근대의 민화에 대해 책을 펴낸 바 있다. 성덕대왕신종과 석굴암은 저서로 낼 준비가 끝난 상태이고, 지금 고려청자를 밝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들에 관한 논문들이나 저서들을 2000년 이후에 쓸 때마다 <영기화생론>이란 이론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항상 또 영기문이냐? 또 영기화생론이냐? 하고 짜증을 낸다. 그들은 <영기-영기문-영기화생>이란 영기화생론을 이해할 턱이 없다. 그렇게 한 부분을 비좁게 연구하여 어찌 알겠는가.

필자가 제시한 이론은 먼저 이론을 만들어 놓고 그 틀에 맞추어 세계의 모든 미술품을 풀어내는 것이 아니고, 이미 세계미술품을 20년간 풀어내면서 <영기화생론>이란 세계 보편적인 이론을 점점 공고히 정립해 나가는 중이다. 요즘 점점 확장하여 마침내 고려청자을 다루고 있다. 필자가 세계 모든 나라의 문맹, 문자언어만 알고 조형언어를 모르는 문맹을 일깨우고자 국내외에 100여회에 걸쳐 발표하고 강연하여 오면서 수많은 학자들을 만나 교류하고 있다.

필자가 쓰는 이 글은 조형언어로 읽어내어 문자언어로 번역하여 쓰고 있으니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영문 번역가가 여러분에게 영어를 배워서 읽으라고 요구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조형언어에 대해 가능한 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연재를 정독하면서 스스로 깨치게끔 쓰고 있다. 지금 천리 길을 가야 하는데 10리쯤 왔을까. 벌써 피로하고 혼란에 빠지는가. 

 

도 1-1과 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1-1과 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지난 몇 회에 걸쳐 고려청자에서 조선 목기로 급선회하여 목기 2점을 자세히 다루었고, 마침내 목기가 보주화생하는 극적인 광경을 보았다. 다시 고려청자로 되돌아와서 제1회에서 다루었던 간송박물관 소장 운학문 상감청자의 보주화생을 다루려 한다(도 1-1, 1-2). 참 먼 길을 돌아서 다시 같은 청자를 대하니 만감이 서린다. 즉 그 청자 맨 밑 부분을 보면 길쭉한 꽃잎 모양들이 있고, 그 각각의 꽃잎 모양 안에 질서정연하게 작은 보주들이 배열해 있다. 바로 그 보주들이 가장 중요하다. 그 보주들을 채색분석해 보면 비로소 분명히 보인다. 그 부분에서 마침내 도자기 형태가 극적으로 화생한다(도 1-3).

만일 도자기가 이렇게 화생한다면 현실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그릇이 될 수 없다. 다음 회에서 그것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그런데 모든 고려청자의 맨 밑 부분에 이런 보주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구름 모양 영기문이나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들, 그리고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 복잡하게 구성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도 2-1과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2-1과 연이은 제1영기싹 영기문(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3-1과 변형된 제1영기싹들(도 3-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3-1과 변형된 제1영기싹들(도 3-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고려청자를 화생시키는 만물생성의 근원인 여러 가지 밑 부분의 영기문을 그려서 채색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고려청자 매병 밑 부분을 보면 연이은 제1영기싹을 볼 수 있다(도 2-1, 2-2). 다른 청자를 보면, 제1영기싹을 변형시킨 고려청자 밑 부분은 그저 단순히 장식한 것이 아니라 고려청자를 화생시키기 위해 변형된 제1영기싹 영기문이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도 3-1, 3-2).
 

도 4-1과 제1영기싹의 여러 가지 변형들의 구성(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4-1과 제1영기싹의 여러 가지 변형들의 구성(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파손된 고려청자 밑 부분을 보면 역시 처음 보는 영기문이 조각되어 있다(도 4-1, 4-2). 그렇다면 도자기가 항상 맨 부분의 강력한 영기문에서 화생하는데 과연 옳은 것인가.

 

도 5-1과 연잎모양 안의 제3영기싹에서 여래가 화생(도 5-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5-1과 연잎모양 안의 제3영기싹에서 여래가 화생(도 5-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필자는 불상 연구에도 역시 세계적 권위자다. 통일신라시대 왕궁 터의 월지(月池)의 발굴에서 발견한 7세기초의 금동 판불(板佛)들이 있다(도 5-1). 필자는 여래나 보살이 대좌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연꽃에서 화생한다고 말해왔는데, 연꽃이 바로 보주로 변하여 간 것임을 알고 이제는 보주화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대좌를 보면 모두가 연꽃이라 부르는 모양이 있다. 그러나 연잎 같은 모양 안에 강력한 제3영기싹들로 복잡하게 구성된 영기문이 있다. 연잎의 윤곽 모양은 허상이고 그 안의 영기문이 실상이며 이 영기문에서 여래가 화생하는 것이다(도 5-2).

도 6-1과 제1, 제2, 제3영기싹들과 무량보주들의 복잡한 구성에서 여래가 화생(도 6-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도 6-1과 제1, 제2, 제3영기싹들과 무량보주들의 복잡한 구성에서 여래가 화생(도 6-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9.6

제3영기싹과 보주와의 관계는 차차 설명한다. 그러면 불화에서는 어떠한가. 조선시대 1776년 작, 보물 제924호 천은사 극락보전의 아미타 후불탱 대좌를 보면 여래가 연꽃이 아닌 복잡하게 구성된 여러 가지 제1영기싹으로 구성된 복잡한 영기문과 보주에서 여래가 화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도 6-1, 6-2).

현실적으로 말하면 탄생한다고 말할 수 있다. 석가여래나 예수는 ‘탄생했다’고 과거형을 쓰면 안 되고 모두 성령으로 인하여 ‘화생한다’는 현재형으로 말해야 한다. 이처럼 여래와 보살이 영기문에서 화생하듯이 고려청자가 영기화생한다면 청자 그릇 일체는 이미 그릇이 아니고 만병(滿甁)이 된다. 가득 찬 항아리란 뜻인데 무엇이 가득 차 있다는 뜻인가. 다음 회에서 증명해 보일 것이다.

도자기를 넘어 더 나아가 불상이나 불화도 세계 어느학자들보다도 올바르게 읽을 수 있게 되었고 필자의 설명도 이해하여 들을 수 있게 되어 세계 미술의 모든 장르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문양들을 정신적으로 승화시켜서 그 보이지 않는 형태를 인류사적으로 비로소 분명히 밝혀 보이는 작업에 여러분 모두가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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