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문화단독-고구려 와전의 신비㊷] 뱀과 거북문 현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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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와당 연구가

사신(四神)의 하나로 현무(玄武)가 있다. 거북이와 뱀이 서로 얽혀 잡아먹을 듯 싸우고 있는 기상을 나타낸다. 왜 ‘현무’라고 한 것일까. 북방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현(玄), 몸에 비늘과 두꺼운 껍질이 있으므로 무(武)라고 한다는 것이다. 또 수기(水氣)를 맡은 태음신(太陰神)에 비유하기도 한다.

고구려인들은 거북을 매우 신성시했다. 주몽이 북부여에서 어머니 유화의 도움으로 도망쳐 남쪽으로 올 때 강에 다리를 놓아 도와준 것이 거북이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서도 신성한 군주의 출현을 요구하는 백성의 뜻을 신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거북이가 했다.

우리 신화에서도 거북은 용, 기린, 봉황과 함께 예부터 사령(四靈)으로 여겨졌다. 거북은 물의 신이나, 바닷속에서는 서수로서 인식됐다. 판소리 수궁가에서 별주부는 충성스럽고 우직한 신하로 등장하고 있다.

고구려 현무전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3.31
고구려 현무전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3.31

여기 소개하는 현무전은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현무도와는 다른 모양새를 보여준다. 벽화에서는 거북과 뱀이 한데 엉겨 큰 원을 그리지만 여기서는 방형에 가깝다. 뱀의 몸체가 상면에 닿고 있으며 한번 목 부분을 감아 옆으로 길게 뻗히고 있다.

뱀의 몸이 거북의 몸을 말고 있으나 머리는 웃고 있다. 거북은 긴 머리를 들고 뱀의 얼굴을 공격하려는 모습이나 역시 웃으며 말을 주고받는 형상이다.

거북의 몸체는 강인한 네 다리가 땅을 딛고 있으며 등에는 구갑문이 선명하다. 목은 주름이 져 있는데 혀가 길게 표현돼 있다. 이 현무도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다른 사신도도 함께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무도 오른쪽에는 초문 비슷한 장식이 있다. 방형의 주연은 높게 표현됐으며 심도가 깊다.

색깔은 적색으로 모래가 많이 섞인 경질이다. 배면에는 2단의 각형 괴임으로 이뤄졌으며 바닥면에 글자가 있었지만 마모돼 알아볼 수가 없다. 42X38㎝, 두께 6㎝. 전 지안 국내성 유적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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