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SK-LG, ITC 판결문 공개에도 ‘갈등 재점화’… 합의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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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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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판결 이후 협상 진전 없어

ITC “SK, 영업비밀 침해 명백”

SK “ITC판결, 실체적 검증無”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에 ‘촉각’

LG “합의금 협상 조단위 차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의견서가 5일 공개됐지만,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소송전은 격화되는 양상이다.

ITC는 이날 의견서를 통해 96쪽자리 원문을 공개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침해한 영업비밀 없이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 미국 수입금지 조치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의견서는 ITC가 지난달 내린 최종 판결에 대한 해설서 격이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11개 카테고리·22개 영업비밀을 그대로 인정했다.

앞서 ITC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일부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10년간 제한적으로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단 고객사들에 돌아갈 피해를 우려해 포드 공급 제품에 4년, 폭스바겐에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ITC는 “SK의 증거인멸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증거인멸은 고위층이 지시해 조직장들에 의해 전사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ITC가 LG가 주장하는 영업비밀을 제대로 검증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여전히 ITC의 최종 의견서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침해됐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됐다는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한 실체적 검증없이 소송의 절차적인 흠결을 근거로 결정한 만큼 향후 여러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라고 맞섰다.

SK이노베이션은 대통령 거부권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익적 목적을 감안해야 된다고 판단될 경우, 60일 이내에 ITC 결정을 기각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자사 배터리 공장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영향을 강조하며 백악관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는 서류를 지난달 말 전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가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 결정문을 공개한 결과에 승복하라고 SK이노베이션에 촉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ITC는 조사·판단하는 권한을 가진 사실상 법원의 역할을 하는 미국 정부 기관”이라며 “ITC가 약 2년에 걸쳐 조사와 의견 청취를 거쳐 공익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을 SK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가 인정한 영업비밀 22개 범위 자체가 모호하다는 SK의 주장에 대해 “저희가 입증도 했지만 ITC가 조사를 통해 밝혀낸 것으로, 상세 내용은 미국 법·제도상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는다”며 “배터리 거의 전 영역에 걸쳐 LG의 기술이 침해됐다고 ITC가 명백히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합의금이 자사가 원하는 금액과 조(兆) 단위의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합의금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ITC의 최종 결정을 수용하고 진정성 있게 협상에 나선다면 합의금 산정 방식은 매우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고 LG에너지솔루션은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ITC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관한 최종 의견서를 놓고 공방이 가열되면서, 양사의 배터리 소송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당초 ITC 판결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오는 4월 11일까지 양측이 합의할 것이라는 예상됐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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