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출석부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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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부

이재무(1958 ~  )

이번 주말에는 시외로 나가 들판에 서서 큰소리로 출석을 부르려 한다

매화 개나리 쑥 나싱개 원추리 산수유… 네 네 네 네 
저기 진달래는 좀 늦을 거예요. 가는 항상 수업 도중에 헐레벌떡 불그죽죽한 얼굴로 달려오잖니 자자, 그럼 열 맞춰 봐요 너무 떠들지 말고 쑥아, 넌 나싱개 그만 좀 괴롭히렴 종달새들아 너희들 저리 가서 공놀이하면 안 되겠니?

봄날이 왁자지껄 시끌시끌 반짝이겠지

 

 

[시평]

3월이다. 봄이다. 길고 긴 엄동의 겨울이 이제 막 두터운 외투를 벗어버린다. 그리곤 온 천지로 작고 예쁜 싹들이 돋아난다. 어디 싹들뿐이겠는가. 나무마다, 가지마다, 쫑긋쫑긋 잎들을 내밀고, 또 머잖아 터뜨릴 꽃망울을 내밀고 있다. 생강꽃이며, 산수유라는 놈들, 이 성급한 놈들은 아직은 쌀쌀한 바람 속, 조금도 아랑곳 하지 않고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

마치 선생님이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을 한, 어린 학생들 출석을 부르듯, 주말 시외로 나가 들판에 서서 큰소리로 ‘매화 개나리 쑥 나싱개 원추리 산수유…’ 라고 소리쳐 부르면, 들판의 꽃들이 저마다 네, 네, 네, 네 하고 대답을 하듯이, 봄날은 온갖 피어나는 꽃들로 온통 시끌시끌해진다.

3월이다. 봄이다. 겨우내 꽝꽝 얼었던 냇물도 풀리어 재잘거리며 흘러가고, 하늘의 새들도 지지배배 서로를 부르며 날아든다. 새로운 활기가 우리들도 모르게 가슴에 차오른다.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생동의 새로운 시간, 지난 한 해 내내 우리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 모두 말끔히 사라지는 봄날이 우리 앞에 펼쳐지기를, 새봄의 활기와 함께 우리 모두 기원해 본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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