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강은 생명이다
[환경칼럼] 강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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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흔히 지구를 물의 행성이라 부른다. 태양계의 여러 행성 중 지구는 물이 있는 유일한 행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 전체에 존재하는 물의 분포로 볼 때, 우리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다. 바닷물이 지구상의 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물은 크게 육지에 있는 물과 바닷물로 구분하는데, 약 97%의 물은 바다에 있다. 육지에 있는 물 중에서는 높은 산이나 고위도 지방에 빙하로 얼어붙어 있는 물의 양이 전체의 약 2%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의 공급원인 강이나 호수, 지하수로 약 1%가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바로 이 1%의 물이 지구를 적시는 생명줄인 것이다. 그래서 이 1%의 물, 강물을 생명의 원천이라고 부른다.

지구 표면에서 물은 작은 수로로부터 시작해 넓고 다양한 지역을 포함하는 수로망을 이루면서 하천 또는 강의 큰 물길을 형성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하천은 나일강으로 6437km이고, 유역 면적이 가장 넓은 하천은 아마존강이다. 한국에서 가장 긴 강은 517km의 낙동강이고, 유역 면적이 가장 넓은 강은 한강이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통틀어서는 압록강(803km)이 제일 길고 넓은 유역면적을 가지고 있다.

지표면에 흐르는 물의 통로인 강과 하천은 지구의 생명체를 길러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은 흐르는 물과 함께 생명의 에너지가 흐르는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과 그 주변의 식생은 다양한 환경을 형성한다. 수많은 생물들이 그러한 환경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속은 수서곤충이나 수중식물과 함께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한다. 수변은 곤충과 식물들, 이러한 동식물을 먹이로 하는 2차 소비자, 그리고 물가의 곤충이나 물고기를 먹고 사는 물새 등 다양한 생물들이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는 생태적 서식처이다. 또한 강물은 그 유역에 살고 있는 뭇 생명들의 식수 기능을 하는 생명수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물이 없는 곳에서는 생명이 살 수 없다.

특히 강 유역의 습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생명체의 서식지로서, 수많은 수생식물이 오염 물질을 걸러 내는 정화조 역할을 해 ‘자연의 콩팥’이라 불린다. 또한 하천과 지하수의 물 공급원인 동시에, 홍수 때 물을 저장하고 물의 흐름을 지연시켜 유량을 조절하는 녹색 댐의 기능을 한다. 아울러 온도를 낮추어 주는 기후조절 기능과 함께 산소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세계 최대 유역 면적과 유량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아마존 강은 그 자체가 거대한 습지와도 같다.

강은 인류에게도 생존의 근거지였다. 하천의 정기적인 범람은 하천 양안에 비옥한 점토질 토양을 공급해 농경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인류 문명의 토대가 됐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대하천 유역에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아마도 지구상에 이렇게 풍요로운 하천이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결코 태동할 수 없었을 것이며, 현재와 같은 인류의 모습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강이 인류 문명 발달의 모태인 셈이다.

인류 역사에서 강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집트인들은 나일 강을 황소의 신(아피스, Apis)으로 여기고 처녀를 희생물로 바쳐 신의 은총을 기원했다. 갠지스 강은 인도의 힌두교도에게 풍요의 원천이자 정신적 고향으로 신성시되는 신앙 그 자체이다. 그리스에서도 강의 신(이나코스, inachos)을 숭배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 역시 강의 신 하백의 딸 유화를 어머니로 두고 있다.

최근 세계 습지의 날(2월 2일, World Wetlands Day)을 기념해 민간환경단체인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에서 최초로 전국 하천유역 겨울철새 동시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조류는 40과 114종 10만 1823마리로 그 중 멸종위기1·2급 조류는 17종 2615마리, 천연기념물은 17종 1686마리가 확인됐다고 한다. 가장 많이 발견된 종은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로 총 41지점에서 관찰됐으며 가장 많이 관찰된 종은 ‘떼까마귀’로 7만여 개체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조류 중 우점종은 물닭,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순이었고 또한 멸종위기종 1급인 두루미, 저어새, 흰꼬리수리, 호사비오리, 노랑부리백로, 황새 등도 관찰됐다고 한다.

그동안 국가가 앞장 서 4대강 사업이니 한반도 운하이니 하면서 수조원의 세금을 낭비하며 환경파괴, 자연 생태계 파괴를 일삼았는데 그래도 자연은 완전히 망가지지 않고 그 무한한 생명력과 복원력으로 다시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강은 생명의 보고요, 생명의 요람이며, 생명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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