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독립협회 창립과 독립문 건립
[역사이야기] 독립협회 창립과 독립문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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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 역사 칼럼니스트/ `임진왜란과 호남사람들' 저자

영국의 지리학자 비숍 여사는 1897년에 지은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에서 독립문을 언급하고 있다. “북경로 근처에 있는 우아한 영은문은 몇 대에 걸쳐 조선의 국왕이 중국의 칙사를 맞이하는 곳이었으나 이제는 없어졌다. … 영은문(迎恩門)이 헐려진 자리의 가까이에 있는 폐궁을 건물로 사용하고 있는 독립협회는 국가의 독립을 축하하고 보전하고자 창립되었다.” (비숍 지음·신복룡 역주,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p452~453)

자주독립의 상징인 독립문 건립은 서재필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그는 1895년 2월에 헐린 영은문이 서 있던 자리에 독립문을 건립하자고 주장했다.

1896년 6월 2일 ‘독립신문’ 논설엔 독립문 건립 취지가 실려 있다. “독립문이라는 새 문을 세우는 뜻은 세계 만국에 조선이 자주 독립국이란 표를 보이자는 뜻이요. … 그 문과 그 비를 보고 인민이 자기 나라의 권리와 명예와 영광과 위엄을 생각하고 더 튼튼히 길러 후생들이 이것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자는 뜻이요, 또 외국 사람들에게 그 나라 인민의 애국하는 마음을 보이자는 표시라.”

6월 말경에 러시아 공사관에서 피신 중인 고종이 독립문 건립을 재가하자 서재필 등은 곧바로 독립문 건립을 위한 ‘독립협회’ 창설에 착수했고, 7월 2일에 창립총회가 열렸다. 독립협회는 창립총회에서 회장에 안경수, 위원장에 외부대신 이완용, 위원에 김가진·이채연·이상재 등 8명, 간사원에는 남궁억·오세창 등 10명이 선출됐고, 서재필은 고문에 추대됐다. 독립협회는 ‘독립협회 규칙’ 제2조에서 “독립협회는 독립문과 독립공원을 건설하는 사무를 관장할 일”이라고 목적을 명시했다.

독립협회는 창립총회에서 독립문 건립 기부금을 냈는데 안경수가 40원, 이완용이 100원을 내는 등 총 510원이 모였다. 당시 100원은 지금의 213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어서 회원들은 국민들에게 독립문 건립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독립협회 윤고(獨立協會輪告)’를 채택해 기부금 모집 활동을 펼쳐나갔다. ‘독립신문’은 7월 4일 자 논설을 통해 독립협회의 창립목적을 널리 선전해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으며, 기부자 명단을 신문에 게재함으로써 독립협회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7월 20일경에 황태자가 1천원을 하사하면서 독립문 건립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됐다. 왕실이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는 사실은 일반 국민과 현직 관료들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 내부는 각도 관찰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부금 모집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이리하여 중앙과 지방의 관료와 교사·학생, 기생을 포함한 일반인들의 헌금도 잇따랐다. 이리하여 4700원의 거금이 모였다.

11월 21일에 독립협회는 독립문 정초식을 거행했다. 정초식에는 무려 5∼6천명의 정부의 각부 대신들, 각 학교 학생들, 각국의 공사·영사와 외국인들도 참석해 성대하게 거행됐다. 1897년 10월 12일에 대한제국이 탄생했다. 이로부터 한 달이 지난 1897년 11월 20일에 독립문 준공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서재필은 “우리는 이제부터 옛날 종노릇 하던 표적을 없애 버리고 정말 실질적 독립을 소원한다는 표시로 이 독립문을 세우는 것이니, 우리 국민들은 이 점을 잘 생각하고 우리나라 독립·자주를 위하여 더욱 분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독립문 현판을 이완용이 썼다는 사실이다. 이 당시 친미파였던 이완용이 나중에 나라를 팔아먹은 ‘만고의 매국노’가 될 줄 그 누가 알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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