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문화단독-고구려 와전의 신비㊵] 고구려 악무전<樂舞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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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와당연구가

대륙의 왕자 고구려 음악은 어땠을까. 어떤 악기로 어떤 음악을 연주하며 살았을까. 재상 왕산악이 만들었다고 기록된 거문고는 고구려인들의 대표적인 악기로 천 수백여년 격조 높은 음악을 오늘날까지 전해주고 있다.

거문고의 내력을 알려 주는 기록은 삼국사기 악지(樂志)다. ‘진(晉)나라에서 보내온 중국의 칠현금을 개조해 만든 현악기가 거문고’라는 기록이 있다. 재미있게도 안악 제3호분의 후실 벽화에서 보이는 현악기가 거문고로 보이는데 357AD 시기에 이미 거문고가 연주됐음을 알려준다.

거문고는 한자로 현금(玄琴)이라고 쓴다.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여섯 개의 줄을 넓적하고 긴 울림통 위에 길이 방향으로 나란히 얹어 술대(匙)로 뜯어 연주한다.

거문고 소리는 여성적인 가야금에 비해 굵고 남성적이다. 둔중하며 웅장해 유교사회에서도 선비들이 좋아한 음악이다. 풍류시인 백호 임제는 항상 거문고를 등에 짊어지고 여행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사대부들이 선호하는 악기라서 기녀들은 가야금보다 거문고를 더 많이 익혔다는 기록도 전한다.

고구려 악무전 (제공: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2.15
고구려 악무전 (제공: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2.15

여기에 소개하는 고구려 전(塼)은 두 사람이 등장하며 하나는 악기를 복부아래에 놓고 탄주하고, 하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악기는 비교적 작아 중국 칠현금과 비슷하다.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거문고의 원형으로 보인다.

탄주하는 악사와 무인(舞人)은 삼매경에 빠진 듯하다. 거문고를 타는 사람은 옷깃마저 하늘 높이 휘날리고 있다. 고개를 약간 뒤로 젖혀 머리가 쏠린 무인은 양팔을 흔들며 왼쪽 다리를 길게 뻗어 희열이 절정에 올라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장방형의 이 악무전은 지안 호태왕릉 주변에서 출토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면의 주연이 높게 돌출됐으며 상면에는 방사선 음각선문으로 장식하고 있다. 색깔은 적색이며 모래가 많이 섞인 경질이다. 크기는 25.5X16㎝ 두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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