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빙상 김보름-노선영의 법정 싸움, 해법은 없을까
[스포츠 속으로] 빙상 김보름-노선영의 법정 싸움, 해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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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 3년 전처럼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엄정한 법논리로 진위를 가리자는 진짜 비정의 승부가 그들 앞에 펼쳐졌다. 빙상 김보름과 노선영의 ‘왕따 논란’ 사건이다.

김보름(28)과 노선영(31)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에 박지우와 함께 출전했다. 이 경기에서 김보름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노선영이 한참 뒤처져 들어왔다.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인터뷰 태도 논란이 불거져 비난 여론이 일었다. 특히 경기 후 김보름의 동료를 탓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웃는 듯한 표정이 대중의 감정에 불을 붙였다. 여론은 동료를 버렸다는 비난을 쏟아내며 청와대에 청원을 하기도 했다.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대한빙상연맹의 적폐 청산을 요구한 국민청원은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당시 김보름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제 인터뷰를 보시고 많은 분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보름의 한체대 4년 선배인 노선영은 올림픽 후 “김보름이 개별 촌외 훈련을 하면서 세 선수가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여자 팀 추월은 버리는 경기였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이후 “선수들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때만 해도 사건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김보름은 자신도 결과적으로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과 피해를 당했다며 사건이 벌어진 지 3년이 지난 최근 노선영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김보름은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보름은 소장에서 노선영의 발언으로 손가락질을 받아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광고와 후원이 중단돼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 종목 출전 준비를 위해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별도의 훈련을 했으며, 자신이 아닌 노선영이 훈련 중 심한 욕설로 팀 분위기를 해쳤다고 했다.

20일 첫 재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둘은 출석하지 않고 양측 소송 대리인만 참석했다. 노선영 측은 “김보름의 허위 인터뷰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폭언과 폭행이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영 측은 또 “피고는 허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원고의 인터뷰로 국민이 청와대에 청원을 하게 되고, 원고가 피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심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선영 측은 자신들도 김보름 측의 인터뷰 등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은 점을 들어 반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자신을 비난하는 여론 등에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으며 훈련도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 스타트에서 개인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던 김보름은 노선영과의 심한 갈등으로 인해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미 소송을 예고한 바 있던 김보름은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과 괴롭힘에 대해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했다. 김보름과 노선영은 그동안 ‘왕따 논란’ 이후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며 팽팽한 관계를 보였다. 체육계는 ‘모 아니면 도’로 치닫는 둘의 싸움을 상당히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보름의 손해배상청구로 다시 수면위로 오른 평창 올림픽 사건이 법적으로 어떻게 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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