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Stop! 지리산 개발
[환경칼럼] Stop! 지리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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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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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3시 국회의사당 앞에는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리산 자락에 살고, 지리산 덕분에 살아 있고, 지리산을 좋아하고, 지리산 덕분에 먹고 사는 이들이 케이블카 놓고 산악철도 만들고 모노레일 깔고 전망대 건설하고, 국립공원 지리산까지 파괴하고 돈벌이 대상으로 여기는 인간들과는 마땅히 싸워야겠다”며 나선 것이다. 그들은 ‘내가 옳고 그가 틀려서가 아니라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운다고 말했다.

예전에 지리산 댐 건설을 추진하던 시절이 있었다. 건설 이유는 낙동강 물 대체 식수원 공급이었다. 3급수 수준의 낙동강 물을 대체할 수돗물 취수원을 댐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에서 발생했다. 당시 계획대로 댐을 건설하면 높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평화의 댐보다 16m 더 높았고, 길이는 진주 남강댐에 이어 두 번째로 긴 댐이 됐다. 댐이 건설되면 경남 함양군 휴천면·마천면 일대 4.2㎢가 물에 잠기게 되는 상황이었다. 지리산 내부 깊숙한 곳의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다행히 환경운동가들과 시민사회 진영,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투쟁으로 2018년 정부는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국가 주도 대규모 댐 건설을 중단할 방침을 밝히면서 지리산댐 계획은 백지화가 됐다. 하지만 지리산 개발을 노리는 토건업자들과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은 언제든지 지리산을 다시 개발할 구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댐과 케이블카 건설 추진 계획에 이어 지리산 자락 20㎞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이른바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가 해당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금 추진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더욱 문제는 심지어 이를 막고 지리산 자락을 보호해야 할 중앙정부가 오히려 ‘한걸음모델’의 우선 적용과제로 이를 추진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단도직입으로 말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신사업 도입을 위한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이라는 한걸음모델의 취지는 ‘하동 알프스’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대규모로 산림을 파헤치고 반달가슴곰을 쫓아내는 낡은 토건사업을 ‘신사업’이라며 한걸음모델의 시범사업으로 선정한 것 자체가 기재부가 아직도 60~70년대 개발논리에 젖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는 4차 산업혁명, 그린뉴딜을 목표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배치된다. 따라서 정부는 한걸음모델의 우선 적용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하동알프스 프로젝트를 다시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무분별한 환경파괴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라는 코로나 시대에 100년도 더 지난 낡은 토건사업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일임을 자각해야 한다. 

하동군 또한 지리산 파괴에 앞장서지 말고 추진 중인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하동알프스 프로젝트가 모범 사례로 삼는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열차는 1898년 건설된 것으로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환경파괴를 이유로 대규모 산악개발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산악열차의 신규 건설도 중단된 지 이미 오래다. 그리고 지리산은 알프스보다 훨씬 더 좋고 멋있는 우리 민족의 영산이다. 왜 지리산에 생뚱맞은 알프스를 갖다 붙이는가. 이제 외국 것이 무조건 좋아 보이는 사대주의에서도 좀 벗어나자. 알프스는 그냥 유럽에 두고 하동은 지리산 자락에 터 잡고 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잘 가꾸고 보존에 앞장서주길 바란다.

이름 그대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 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고, 또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왔다’ 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렀으며, 한없이 넓고 크다 하여 옛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도 불린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하여 서쪽 끝의 노고단(1507m), 서쪽 중앙의 반야봉(1751m) 등 3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100여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 우리민족 최고의 영산이자 뭇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생명평화의 생태 축이며 우리가 끝까지 지키고 가꿔야 할 마지막 생태 보루이다. 더욱이 기후위기와 코로나로 온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작금의 상황에서 지리산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리산 자락에 사는 사람들 사이의 극심한 사회적 갈등까지 초래할 것이다. 심지어 환경부가 복원한 반달가슴곰의 서식지를 기재부가 나서서 산악열차 건설로 파괴하는 황당한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정부와 하동군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사업의 ‘표지갈이’ ‘산으로 간 4대강 사업’이라는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하동알프스 프로젝트를 즉각 폐기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제 지리산은 제발 가만히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Stop! 지리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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