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응원전 없는 썰렁한 ‘코로나 수능’… “아들 수능 잘 봐”
[현장in] 응원전 없는 썰렁한 ‘코로나 수능’… “아들 수능 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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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 출입문 앞에서 수험생이 수험표를 확인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 출입문 앞에서 수험생이 수험표를 확인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길”

확진자·자가격리자도 수능 응시

수험생 줄었지만 시험장·시험실↑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아들,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고와.”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입구는 사상 초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러 가는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두꺼운 외투와 마스크로 중무장한 수험생들은 학부모의 격려를 받으며 썰렁한 분위기 속 수험장으로 하나둘씩 들어갔다.

아들을 수능시험장 안으로 보내고 한참을 교문 밖에서 서성이던 정아영(42, 여, 서울 용산구)씨는 “아들보다도 내가 긴장이 더 많이 되는 것 같다. 챙긴다고 했는데도 시계도 깜빡하고 안 챙겨 와서 여기서 샀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씨는 “작년에 아들이 후배로 선배를 응원하러 왔을 땐 사람이 가득했는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며 “저 멀리서 바라봤을 때 코로나가 딱 느껴지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 교문 앞이 선배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 교문 앞이 선배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그는 “아들에게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다 똑같은 상황이니 당황하지 말고 잘 보고 오라고 응원했다”며 “엄마 응원을 받았으니 잘 보고 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예년에는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찼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 속 고요함만 가득했다.

수험생들이 입장하는 교문 앞에는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학교 출입자는 QR코드를 등록 또는 수기대장을 작성 해 달라’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이 제한된다’는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길 건너 멀리서 자녀가 교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해경(51, 여, 서울 양천구)씨는 “아들이 응원도 하지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해서 배웅만 해주러 왔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렵게 공부한 만큼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교문 앞에서 아들을 배웅하던 이경숙(가명, 51, 여)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들다고 하던데, 운동하다가 공부로 전향한 아이라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오히려 시간 벌어서 좋다고 했다”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하니, 그냥 마음 편하게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아빠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아빠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아내와 함께 수험생 아들을 교문 안으로 배웅하던 나재석(48, 남, 서울 성북구)씨는 “코로나19 속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인생에 딱 한 번 있는 시험인데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이 보라고,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했다”고 전했다.

해가 밝게 떠오르고 입실시간이 다가오자 지각하지 않기 위해 경찰차를 타고 온 수험생도 있었다. 경찰차에서 내린 학생은 초조한 모습으로 말없이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당초 이번 수능은 11월 19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날로 미뤄졌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수험생과 자가격리자도 수능에 응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능 시험장은 1381개, 시험실은 총 3만 1459개로 전년 대비 50%가량이 더 늘어났다.

이번 수능 지원자는 49만 3433명으로 전년 대비 5만 5301명(10.1%)이 감소했다. 이 중 고3 재학생 지원자가 34만 6673명, 검정고시 출신 1만 3691명이다.

교육부는 이날 수험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도 병원·생활치료센터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 앞에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홍보영 수습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 앞에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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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20-12-03 14:11:07
떨림 조바심 두려움 부모나 자녀나 다 같은 마음인게죠. 모두 합격하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