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공수처장 후보가 꼭 진보측 인사라야 하는가?
[천지일보 사설] 공수처장 후보가 꼭 진보측 인사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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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국회에서 통과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이 지난 7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돼 공수처가 탄생했지만 아직 공수처장이 임명되지 않는 등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법은 1998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도입을 주장한 데 이어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1호 공약’으로 내놓았던 사안이다. 그런 만큼 여당에서는 검찰개혁과 연계해 공수처 설치에 공을 들여왔다.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 등 권력자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 적극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권력에 의해 공수처 운영의 공정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일 것이다. 그것은 현 정부여당에 눈엣가시처럼 비쳐지는 윤석열 검찰의 힘을 축소시키는 한편, 공수처장에게 무소불위 사정의 칼을 쥐여준 것인바, 이 자체가 권력의 입맛대로 취사선택해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에 따르면 지금까지 권력층사건의 사례와 같이 검찰이 청와대 관련 혐의를 잡아 수사를 하게 되면 곧바로 공수처에서 그 일을 전담하게 되니 권력비위가 감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이 극구반대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닐까.

어렵사리 구성된 공수처장추천위원회가 그간 세 차례 회의를 하고서도 결국 후보를 추천하지 못하고 해산됐다. 법규정에 의해 추천위원 6명 이상의 후보자가 없었던 까닭이다.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공수처장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처장 후보자를 결정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러니 여당에서는 더 이상 시간을 지연하지 않고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인 반면,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은 추천위가 속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공수처법 개정 결사반대 당론을 모으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서서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추천위를 속개하자는 뜻을 타진했고, 양당 원내대표가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가 속개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위원들이 추천한 인사가운데 적격 후보자가 없었으니 이 상태로는 공수처장 후보자 2명이 결정되기 어려운 처지다. 그렇다면 박병석 의장이 중재안으로 속개되는 추천위원회에서는 위원들이 새로운 처장 후보자를 각기 추천하고, 추천된 후보를 놓고 위원들이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여당이 연말 내에는 “반드시 공수처를 출범시킨다”는 의지가 있다면 문호를 개방해 후보자를 폭넓은 데서 찾는 것도 대안이다.

꼭 진보 측 인사뿐만 아니라 중도 인사나 눈길을 돌려 범보수 쪽 인사 중에서 찾아보라. 공수처장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법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이라면 구태여 국민의힘과 야당이 추천한 공수처장추천위원들이 거부할 리 있겠는가. 정치에서는 여야 협력이 기본인 만큼 매사를 정권의 유리한대로 이끌어가지 말고 국민을 보고 담대해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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