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카드뉴스] 종교속궁금증<9> “악귀야 물렀거라”… 우리집 지키는 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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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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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속 궁금증’은 우리 삶에서 흔히 가질 수 있는 종교와 관련된 상식과 궁금증을 해결해보는 코너입니다.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우리 조상들은 집안 곳곳에 신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영화 ‘신과함께- 인과 연’을 보면 저승 삼차사들에 맞서 집을 수호하는 성주신 마동석이 노인의 혼을 지키는 모습이 나오죠.

집에는 성주신 외에도 부엌의 조왕신, 집터를 맡은 터주신, 뒷간을 지키는 측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 가신(家神)이 못된 악귀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가족을 건강하게 보호해 준다고 믿었죠. 이런 민간 신앙을 ‘가신 신앙’이라고 합니다.

성주신은 가내의 평안과 부귀를 관장하는 최고의 가택 신으로 성조, 성주대감이라고도 합니다. 조상들은 ‘성주단지’와 ‘종이성주’로 성주신을 모셨습니다. 곡식을 담아 그릇에 담은 성주단지는 안방에 놓고, 한지를 여러겹 접은 형태의 종이성주는 상량대 밑의 동자기둥에 매달았습니다.

성주단지 안에 담는 쌀은 햅쌀을 쓰고 동전이나 실을 넣는 수도 있습니다. 곡식을 넣는 이유는 농사가 잘되고 무병을 기원하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사를 가는 경우에는 쌀은 먹고 단지는 산에 묻으며, 종이성주는 나무에 매달고 갑니다. 그리고 이사 간 새집에는 성주단지와 종이 성주를 다시 만들어 놓습니다.

성주단지에 성주신이 깃든다고 믿어 성주단지는 되도록 집안의 조용하고 깨끗한 곳에 모셔 두었습니다. 그리고 큰일이 있을 때마다 성주단지를 향해 집안의 안녕을 빌었죠.

조왕신은 부엌을 맡아보는 신으로 부뚜막신, 조왕할머니라고도 불립니다. 조왕신은 불과 물 그리고 재물의 신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조왕을 화신으로 인식하면서 정성을 들여 중하게 모시는 것은 불은 물과 더불어 정신과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종교적인 정화력을 갖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불을 신성시 해왔습니다. 이사를 갈 때 불을 꺼뜨리지 않고 가지고 가는 풍습이나, 이사 간 집에 성냥을 가지고 가는 풍습은 모두 불을 숭배하던 신앙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부엌은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지만, 음식을 만들 때 자연히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조왕신이 물로 상징되기도 합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새벽마다 우물물을 떠서 부뚜막 위 종지에 담아 두었는데, 거기에 조왕신이 깃든다고 믿었습니다. 명절이나 가족의 생일날, 종지에 대고 자손의 건강을 빌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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