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공약 진단⑬] 끊이지 않는 외교 결례… 전문성 없는 ‘코드인사’로 구멍 뚫린 외교
[문재인 정부 공약 진단⑬] 끊이지 않는 외교 결례… 전문성 없는 ‘코드인사’로 구멍 뚫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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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된 박근혜 정부의 뒤를 이어 ‘부정부패가 없고 공정한 사회’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는 4대 비전과 12개의 세부 계획을 통해 총 784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율은 13.9%에 그쳐 곳곳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文대통령, 해외 순방마다 외교 실수 발생

외교부, 행사마다 기초적인 실수 이어져

“캠코더 인사로 측근 챙기기…문제 많아”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 우려 목소리

정부, 유명희 당선에 총력 기울였지만

“중국‧일본 외교 파워 못 이겼다” 지적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익우선 협력외교를 통해 국익을 관철하고 외교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외교 결례 논란과 한일관계의 악화 등 외교 분야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우선 외교역량 강화를 위한 외교인력 전문화와 인사관리의 신뢰확보 공약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서 외교 결례 논란이 잇따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 당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교 실수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3월 15일 청와대가 공식 SNS 계정에 문 대통령이 방문한 캄보디아를 소개하면서 캄보디아가 아닌 대만의 국가양청원 사진을 사용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 ‘발틱’ 국가를 ‘발칸’ 국가로 잘못 표기한 영문 보도자료가 배포된 데 이어 한·스페인 전략대화 회의장에 ‘구겨진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의 기초적인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이 서명 행사에서 네임펜을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념사진 촬영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11월에는 문 대통령의 체코 순방 소식을 알리며 ‘체코(Czech)’를 ‘체코슬로바키아(Czechoslovakia)’로 잘못 표기하는 사건이 있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12

아울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외교안보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국민외교 시스템 구축과 국회의 외교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외교부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며 외부 인사의 공관장 보임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외교부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교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시행했지만,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지난달 21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특임 공관장 이력 등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이날까지 임명된 특임 공관장은 총 42명이다. 이 중 67%를 차지하는 28명, 현직만 따져도 33명 중 21명(64%)이 이른바 ‘캠코더 인사(문재인 대선 캠프, 코드인사, 더불어민주당)’로 확인됐다.

비(非) 외교관 출신 특임공관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는 지난해 중국을 통해 베트남으로 넘어온 탈북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중국으로 강제 추방당했다. 박금옥 주노르웨이 대사 내정자는 ‘아그레망(주재국 동의)’까지 받았음에도 부임하지 않고 자진 사퇴하는 결례를 범하기도 했다.

또한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그는 “한국이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향후 70년도 미국을 선택해야 하냐.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70년 동맹을 맺었다고 앞으로도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26

주변 4국과의 협력외교를 강화하면서 ‘동북아 더하기 책임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공약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합의 재협상, 역사 왜곡에 단호한 대응, 한일군사 정보협정(지소미아) 재협상 등을 공약했다. 이후 각종 외교채널 등을 통해 관련 사안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특히 지난해 일본 정부가 한국을 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한일 정부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일 정부의 신경전은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과 외교부, 정부 인사들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4개월 동안 90개국 정상에 전화와 친서를 돌렸다.

하지만 당락의 키를 쥐고 있는 EU(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이 유 본부장의 경쟁자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WTO에서 입김이 센 일본도 선거 막판 한국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낙선 운동)’에 나서면서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본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이 WTO 사무총장을 맡을 경우, 수출 규제 등 한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불리해질 것이란 우려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본부장의 당선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외에 ▲보호무역주의에 대응 ▲신흥 거대경제권으로 진출하기 위한 통상외교역량 강화 ▲공공외교의 전략적 강화 ▲720만 재외 동포의 적극 지원 등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국감에서도 드러났듯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가 외교에 있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외교 역량 강화라는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측근 챙기기 의혹만 키운 꼴”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는 “외교라는 것은 철저하게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일본의 세계적 위상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접근해야 하는데,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정부가 감정적으로 나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유 본부장 지원 유세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띄웠지만, 결국 일본과 중국의 외교파워를 이기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으로 미국 워싱턴 D.C 방문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으로 미국 워싱턴 D.C 방문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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