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한국경제의 거목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계승하자
[IT 칼럼] 한국경제의 거목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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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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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거목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후 병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글로벌 삼성을 대표하는 정신적 지주였다.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했던 재계의 큰 별”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라는 국내 각계의 평가는 물론이고 “삼성의 큰 사상가(뉴욕타임스)”라는 해외 언론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1987년 12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뒤를 이은 이 회장은 27년간 삼성을 이끌었다. 이병철 회장이 삼성을 세워 국내 최고 기업으로 만들었다면 이건희 회장은 21세기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인물이다. 이 회장은 한국 경제사에서 중공업 위주의 산업 형성기와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의 성장기에 삼성을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삼성그룹과 한국 경제의 비약적 발전을 선도한 거목이었다.

삼성은 세계 시장에서 거대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인터브랜드의 2020년 조사에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623억달러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987년 매출 10조원에 머물렀던 삼성그룹은 2018년 387조원으로 성장했다. 삼성의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됐고 2018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10대 전자회사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나 많았다. 삼성은 경쟁 기업들에 추격을 허용치 않는 ‘초격차 전략’으로 반도체 시장을 압도해 1992년 64메가 D램 개발로 두각을 나타낸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 번도 글로벌 시장 1위를 내주지 않는 절대강자가 됐다. 2011년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도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초(超)일류를 향한 열정과 도전’이 남달랐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新)경영을 선언하면서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은 오늘의 삼성을 있게 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 신사업에 과감하게 진출하는 판단력과 결단,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는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보여준 개혁과 혁신의 열정이다. 삼성전자의 대표 상품들이 세계 1위에 오른 뒤에도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했다. 미래를 내다본 통찰력, 품질에 사활을 거는 완벽주의가 결합된 ‘이건희 경영’이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애니콜 15만대를 불태워버린 1995년의 휴대전화 화형식, 2003년 전체 판매량의 27%에 달하는 브라운관 TV 생산 중단 등 당장 매출에 손실이 가더라도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뚝심이었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정경유착, 삼성 공화국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이미지가 있고 무노조 경영은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고 노동자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안겼다는 비판이 있다. 불법·편법 경영권 승계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울러 오늘날 삼성과 한국 경제는 안팎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국제적인 보호주의 물결 속에 중국 기업들이 추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반기업 정서가 팽배하고 정부의 각종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항상 어렵고 위기에 처했지만 지금이야말로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 ‘이건희 경영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삼성그룹은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데다 불법 경영권 승계와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코 녹록지 않다.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등 신수종사업 개척이라는 도전적인 과제도 놓여 있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은 아버지가 이뤄낸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어두운 유산을 청산하며 삼성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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