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코로나 사태 속 ‘가짜 관중’과 ‘진짜 관중’의 차이
[스포츠 속으로] 코로나 사태 속 ‘가짜 관중’과 ‘진짜 관중’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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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타자 오윤석은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1회말 1군 무대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LG 사이드암 류원석을 상대로 장쾌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오윤석의 홈런 볼은 왼쪽 담장을 넘어 스탠드 중간에 떨어졌다. 홈런 볼을 맞이할 롯데 팬 관중들은 거기에는 없었다. 1, 3루 내야석서 관중들은 그의 홈런을 보고 환호했다. 정작 외야석은 썰렁했던 데 반해 내야석의 2천여 홈 관중들은 먼발치서 홈런을 지켜보며 기쁨을 나타냈던 것이다.

이날부터 프로야구 관중석 문이 열렸다. 하지만 아직도 프로야구장 외야에는 접근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오윤석이 만루 홈런을 터뜨린 사직 야구장의 경우 내야석 관중 입장권만 판매하고 외야석 입장권은 판매하지 않았다. 당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됨에 따라 13일부터 프로야구도 관중 입장이 재개됐다. 13일 8473명의 야구팬이 이날 경기가 열린 사직(LG-롯데)을 비롯해 잠실(한화-두산), 창원(KIA-NC), 대구(SK-삼성), 수원(키움-KT) 등 전국 5개 구장을 찾아 자리를 메웠다. 프로축구는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경기에 3천명이 관중을 받았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전후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8월 19일 이후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가 54일 만에 다시 경기장에서 관중과 만나게 됐다. 무관중 경기로 치를 때엔 관중 대신 좌석에 입간판형 가짜 관중 응원단을 설치, 적절한 응원 소음도 내는 등 마치 관중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동안 가짜 관중들의 잡음밖에 듣지 못했던 선수들은 진짜 관중들이 본격적으로 경기장에 들어오면서 경기를 하는 맛이 살아난다는 분위기이다. 한 선수는 “보통 때보다 20% 밖에 안 되는 관중 수이지만 워낙 오랫동안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다 보니 마치 만원 관중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것 같다”며 “관중들이 양팀을 응원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동안 무관중으로 할 때보다 더욱 경기를 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스포츠팬들도 무관중 경기를 TV를 통해 보면서 그동안 답답해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만이 외롭게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제한적이나마 관중이 허용된 것을 반가워한다. 마스크를 쓰고 2m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경기를 직관하는 것으로만 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이다.

선수들과 팬들은 혹시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려 입장을 통제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치료제도 여의치 않고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돌발적으로 악화될 소지가 있다. 지난 8월 한 차례 완화조치로 관중 입장 경기를 치렀던 프로스포츠 팀들은 앞으로 철저한 방역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경기장에 들어올 때 체온 측정 등 검역 활동을 철저히 하며 관중석에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며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열 명이 도둑 하나 못잡는다’는 고사성어처럼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는 선수, 구단, 관중들 모두 자발적으로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시탐탐 빈틈을 노려 파고들 기회만 노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가짜 관중’보다는 ‘진짜 관중’이 경기장에서 계속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팬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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