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두둔한 백인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란?
트럼프가 두둔한 백인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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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7일 오리건주 의사당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프라우드 보이즈’를 나타내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9월 7일 오리건주 의사당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프라우드 보이즈’를 나타내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두둔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첫 대선 TV토론에서 진행자인 크리스 윌리스와 바이든 후보에게 백인우월주의자와 우익단체의 폭력을 규탄하라는 요청을 거듭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비난해야하는지를 묻자 바이든 후보는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거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프라우드 보이즈,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들에 대한 어떤 비판도 없이 “이는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좌파의 문제기 때문에 누군가는 안티파와 좌파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관심을 돌렸다.

1일 CNN방송 등은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이 TV토론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축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답변 직후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으로 추정되는 계정들은 소셜미디어에 그의 발언을 게시했다. 토론 직후 ‘프라우드 보이즈’에 대한 언급은 주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폭발했다.

프라우드 보이즈의 리더인 엔리케 타리오는 대통령의 발언에 기뻐하면서도 이를 지지선언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CNN에 전했다. 그는 “물러서서 대기하라”는 것은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은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비록 타리오가 자신을 쿠바계 미국인이라고 말하는 등 다양한 회원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들 그룹의 강령은 ‘폐쇄된 국경’에 대한 믿음과 ‘서구의 우월주의 정신을 되살리려는 목적’을 두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프라우드 보이즈 웹사이트에 따르면 남성만 참여할 수 있는 이 단체는 2016년 개빈 맥인네스가 설립했으며, 스스로 ‘서부 국수주의자’라고 칭하고 있다. 미국 남부빈곤법률센터는 이들 단체를 ‘증오집단’으로 분류했으며 반명예훼손연맹은 이 집단을 여성혐오주의, 이슬람혐오, 트랜스혐오, 반이민주의로 묘사했다. 이들은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일부 다른 나라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최근 포틀랜드를 포함한 최근 미국 전역의 시위에서 목격됐는데, 당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향해 불을 지르고 페인트볼 총을 쏜 혐의로 기소된 이들 회원 중 한 명은 이날 체포됐다. 작년에는 이들 회원 중 2명이 반파시스트 시위대를 공격해 집단 폭행미수 등 폭행 혐의로 4년형이 선고됐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프라우드 보이즈의 공식 계정을 차단시켰다. 극우 극단주의자 전문가인 펄리거는 약 수백명의 회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펄리거는 “이 단체는 여러 곳에 회원을 두고 있지만 이들을 동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직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꾸준히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받고 있다. 앞서 2017년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열린 ‘유나이티드 더 라이트’ 집회의 유혈사태 때에도 “양쪽에 매우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 집회의 주최자인 제이슨 케슬러 역시 프라우드 보이즈 출신이다. 바이든 후보는 당시의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대선 출마 동기로 자주 거론해왔다.

사태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다음 날 프라우드 보이즈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들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규탄할 것인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어떤 형태로든 그들을 규탄한다”며 “프라우드 보이즈가 누군지 모르겠다. 그들이 누구던간에 물러서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내 테러리즘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극단주의 단체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연구하는 커트 브래독 아메리카대학교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폭력에 가담할 구실을 찾는 일부 사람들의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그런 언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수판센터의 전문가인 클라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프라우드 보이즈에 대한 멤버십과 재정 지원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들은 이것을 자신들의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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