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제기동 청과물 시장 화재… “공포심에 부들부들 떨려”
[르포] 서울 제기동 청과물 시장 화재… “공포심에 부들부들 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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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늘 새벽 4시 40분경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5시 기준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천지일보 2020.9.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늘 새벽 4시 40분경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5시 기준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천지일보 2020.9.21

서울 제기동 시장서 ‘큰불’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어”

“불길 잡고 잔불만 진압 중”

냉동창고서 난 불로 추정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불길이 얼마나 매섭던지 지금도 (무서워서) 몸이 부들부들 떨려요.”

큰 화재가 발생한 서울 제기동 청과물 시장에서 새벽 일찍부터 장사를 준비하다가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는 인근 상인인 심순복(가명, 60대, 여)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같이 말했다.

21일 오전 9시경 서울 제기동 청과물 시장 인근과 내부에는 소방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으로 입구를 막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골목으로 들어오려던 오토바이는 모두 폴리스라인에 가로막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폴리스라인 근처에 다가가자 시커멓게 탄 상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은 온통 뿌연 연기로 덮여 있었다. 매캐하고 답답한 공기 가운데서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작업이 한창이었다.

불길을 잡고 있던 현장에서는 공사장에서 나는 소리처럼 시끄러운 굉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검기도 하고 희기도 한 연기가 화재 현장에서 피어올라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치솟고 있었다.

일반 시민들도 화재 현장 근처에 모여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화재 현장과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까지 화재 사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화재 현장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있던 상인들은 진압 과정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상인이 과일상자를 옮기던 중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상인이 과일상자를 옮기던 중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1

심씨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는 불이 나기 시작한 시점 이전부터 일터에 나와 있어서 이 사고를 목격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오전) 4시에서 4시 반쯤부터 불길이 올랐다. 신고도 못 할 정도로 너무 무서웠다. 어디서 왜 불이 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너무 놀라 청심환까지 먹었다고 했다.

심씨와 마찬가지로 불이 난 곳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다른 상인 김면주(가명, 60대, 남)씨는 “불이 난 건 직접 못 봤다. 듣기로는 (오전) 5시가 안 돼서 소방관들이 왔다”며 “처음에는 연기가 안 나서 금방 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소방관들이 도착하자마자 연기와 불길이 확 타올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명환(가명, 50대, 남)씨는 화재 현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보이는 200평 넘는 공간이 싹 타버렸다. 지금 큰 불은 다 꺼지고 잔불이 남아서 그걸 끄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낮부터 장사를 시작했다는 상인 문덕희(가명, 50대, 여)씨는 “청량리 시장에서 불이 났다고 뉴스를 본 동생들이 놀라 연락해서 (사고를) 알게 됐다”며 “나는 낮에 나와서 모른다. 저 뒤로 다 탈 만큼 불이 크게 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과일상점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과일상점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1

이어 문씨는 “다행히 저기서 자는 사람이 없어서 사람은 안 다쳤다”며 “낡은 건물인 데다가 목재로 돼 있어서 불이 크게 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장을 보러 청과물 시장을 찾은 한 시민은 화재 현장을 보더니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불이 어디서 난 거야? 아이고 무서워. 살기가 이렇게 힘들어. 저쪽으로는 가지 말아야겠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인명피해는 없다”며 “불은 다 꺼졌는데 지금은 잔불을 (진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제기동 청과물 시장 점포 10여개가 불에 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05명과 소방 차량 33대를 동원해 화재진압에 나섰다.

화재는 청과물시장 내 냉동창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추석 명절 상품이 많이 적재돼 있는 상황이라 잔불 정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가 마무리되는 데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 작업을 벌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늘 새벽 4시 40분경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5시 기준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천지일보 2020.9.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 작업을 벌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늘 새벽 4시 40분경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5시 기준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천지일보 20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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