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시동 건 ‘뉴딜펀드’… 관제펀드 오명 벗나?
[경제칼럼] 시동 건 ‘뉴딜펀드’… 관제펀드 오명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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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키우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사업의 재원조달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사업은 향후 5년간 총 170조원을 투입해서 새로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중장기 국가발전 프로젝트다. 뉴딜펀드는 크게 3가지로 설계됐다. 뉴딜관련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세제혜택을 주는 뉴딜인프라펀드와 민간뉴딜펀드 등이다.

이 가운데 개인이 참여가 가능하고 정부와 정책금융이 출자해 향후 5년간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3조원, 정책금융공사가 4조원, 민간투자금 13조원으로 총20조원 규모의 뉴딜 펀드를 만들어 이르면 내년부터 일반투자자들을 모집한다.

이런 국책프로젝트에 국민들의 자본 참여를 독려한다는 것은 크게 2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시중 3000조원이 넘는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자산의 버블이 꺼질 경우 여기에 투자한 개인과 가계는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렇게 과도하게 부동산에 쏠린 유동성을 한국형 뉴딜펀드로 유인하겠다는 의도다. 또 하나는 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17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재원을 민간 참여로 정부의 재정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이제 관심은 개인투자자가 정책형 뉴딜펀드에 참여할 경우, 기대수익률과 만에 하나 손해를 볼 경우, 원금 보장 여부다. 정부는 아직 뉴딜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투자처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뉴딜펀드로 조성된 자금이 신재생에너지, 수소전기차, 인공지능(AI)과 태양광산업 등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뉴딜펀드 기대수익률은 당초 거론됐던 연3% 이상에서 연1.5%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다. 정부는 현재 10년물 국고채수익률(1.539%) 플러스 알파 수준으로 펀드 운용 성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뉴딜펀드 기대수익률을 당초보다 낮게 제시했다.

특히 정부가 가장 공들인 부분은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해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은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20조원 가운데 7조원에 대해선 손실이 나더라도 정부와 정책금융공사가 부담하게 되니까, 즉 펀드가 35% 손실이 발생해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원금은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정책형 뉴딜펀드는 사실상 원금을 보장하는 것과 유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균 35%로 알려진 손실 보전율은 총액기준 10%선이라고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즉 정부가 출자한 3조원 중 2조원을 후순위로 출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위험도가 높은 투자상품은 정책금융기관이 중순위 출자 방식으로 추가 위험부담을 하겠다는 취지다. 따라서 펀드 손실률은 정부의 재원 투입비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적금리가 연1%가 채 안 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1.5%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데다 일부 펀드의 경우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뉴딜인프라펀드의 경우 1인당 투자금 2억원까지 배당소득의 세율을 기존 14%에서 9%로 낮추고, 분리과세를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임에 틀림없다. 이런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뉴딜펀드는 관제펀드라는 점에서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지원하고 홍보했던 펀드들이 있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났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와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녹색펀드는 2009년 평균 58%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대부분 자금이 이탈하거나 펀드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박 전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 이후 출시된 통일펀드 역시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 이런 관제펀드의 흑역사를 인식해서인지 현 정부는 뉴딜펀드는 과거 관제펀드와는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다. 투자대상이 디지털과 그린사업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산업분야인 데다 관련예산이 이미 선정돼 있는 구체성을 갖추고 있고, 재정이 후순 위험부담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각종 우려와 걱정을 딛고 뉴딜펀드가 한국경제를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로 탈바꿈시키고 국민들의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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