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국공립유치원 긴 방학에 학부모들이 속 터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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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지난달 29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수업일수 감축과 방학기간 연장으로 인해 유치원 방과후교육사들의 업무과중 피해가 우려된다며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지난달 29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수업일수 감축과 방학기간 연장으로 인해 유치원 방과후교육사들의 업무과중 피해가 우려된다며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공립유치원 방학시 정교사는 방학, 원아는 대부분 등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방학때도 방과후과정 그대로 진행”

“방과후교육사인력만으론 분산수용 불가능, 방역 취약”

“국립유치원 왜 있나… 울며겨자먹기 사립으로 이동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더해 무더위까지 찾아오는 여름철이 되면서 아이들이 마스크 착용을 힘들어하는 등 상황이 우려되면서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방학을 늘려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려는 이같은 시도가 오히려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역설적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왜 이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인지 관련 내용을 짚어봤다.

5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유치원분과 한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수업일수를 감축하면 국립유치원을 기준으로 임용고시를 본 교사들만 쉰다”며 “예전 종일반 선생님으로 불리던 방과후교육사들은 교사들이 유치원에 나오지 않는 방학에도 오전부터 나와 아이들을 돌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수업일수가 줄어도 아이들에 대한 유치원 운영은 그대로 진행된다.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원아수와 방과후과정에 참여하는 원아수를 비교해보면 거의 차이가 없다”면서 “교육과정 참여 원아들이 방과후과정에 참여하는 비율은 거의 100%가 대부분이고 적은 경우라도 8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수업일수가 줄어들고 방학이 돼도 아이들은 그대로 다 유치원에 나오는 상황이 돼 오히려 교육사 1명당 돌봐야 하는 원아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자칫 잘못하다간 방역에 취약해질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다.

유치원분과 관계자는 “학기 중에는 교사, 유치원 교육실무원, 방과후교육사 이렇게 세 명이서 보던 한 학급을 방학이 되면 방과후교육사 혼자서 맡게 된다”며 “한 학급의 원아수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인천지역에선 7세 기준으로 26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설명한 경기도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그는 “경기도에서는 교육과정 학급수보다 방과후과정 학급수가 적은 데 반해 아이들의 참여율은 높아서 방과후과정 한 한급당 원아수가 많게는 30명 정도까지 모인다고 들었다”면서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도 열고 문제제기를 했으나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수업일수가 줄어들고 방학이 돼도 아이들은 그대로 다 유치원에 나오는 상황이 돼 오히려 방과후교육사 1명당 돌봐야 하는 원아의 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방역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당 표는 충남 한 유치원의 지난해 여름방학 중 방과후과정 운영 계획. 유치원 원아의 방과후과정 참여율이 80%에 육박한다. ⓒ천지일보 2020.8.4
수업일수가 줄어들고 방학이 돼도 아이들은 그대로 다 유치원에 나오는 상황이 돼 오히려 방과후교육사 1명당 돌봐야 하는 원아의 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방역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당 표는 충남 한 유치원의 지난해 여름방학 중 방과후과정 운영 계획. 유치원 원아의 방과후과정 참여율이 80%에 육박한다. ⓒ천지일보 2020.8.4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심지어 이렇게 원아수가 많음에도 방과후교육사가 점심 밥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간식도 과일과 같은 경우 씻고 껍질을 깎는 등의 일이 필요한 것인데 이 또한 학기중에는 유치원 교육실무원이나 다른 지원인력이 하는 반면 방학중에는 방과후교육사가 도맡아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당국은 현재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180일인 기준 수업일수의 1/10범위인 18일 수업일수 감축에 더해 추가로 수업일수를 더 감축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마련됐다.

추가로 수업일수를 감축하는 방식은 각종 재난으로 인해 해당 관할청(교육청)이 유치원 원장에게 휴업이나 휴원을 명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이 명을 받은 원장은 휴업·휴원을 하고 명에 따라 ‘실제 휴업한 기간’ 범위 내에서 수업일수를 합법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같은 시행령에 대해 “기존 18일에 더해 추가로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는 범위를 날 수로 특정하진 않고 각종 재난 상황에 따라 실시된 ‘실제 휴업한 기간’ 전체 혹은 그 이내의 기간을 수업일수 단축에 적용하도록 감축의 범위를 탄력적으로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그에 따른 방학기간은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칙의 특례 조항에 따라 시행령 공포 전인 올해 2020년 상반기에도 이 개정안을 적용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휴업한 기간인 ‘최대’ 59일 전체를 수업일수 단축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 해 수업일수인 180일에서 59일을 뺀 나머지 121일 기간 동안만 수업하면 되는 상황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되면 올해 방학 기간은 평년 방학기간보다 더 늘어난 69일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문제는 방학 때 정규교사들의 수업과정은 중단되지만, 아이들은 거의 그대로 등원한다는 점”이라며 “현재 이에 대한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 마련은 보이지 않은 채 유치원 운영위원회에 떠맡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수업일수 감축에 따른 방학으로 등원하지 않는 정규직 교사들의 빈자리를 비정규직인 방과후교육사가 채워 온종일 감당해야 하는데, 방과후교육사 인력만으론 아이들의 분산 수용은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 위험은 물론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높아지고, 질 좋은 교육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치원분과 관계자는 “학부모들도 국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이유가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사에게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는데 교사들이 방학기간 수업을 진행하지 않게 되면서 아이들이 수업받을 권리를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로 (이런 문제들로 인해) 국립유치원에서 사립유치원으로 옮긴 아이들도 있다”며 “학부모님들 중에서는 ‘이럴 바에는 국립유치원이 왜 있는 것이냐’ 등의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가 말하는 것과 같이 ‘교사들의 방학’으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을 받게된다고 할 것 같으면 해결책은 무엇이될까.

이에 대해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최소한 방학 중 정교사가 빠진 교육과정 시간만큼은 온전히 대체인력이 배치돼야 한다”며 “또한 교육과정을 중단한다면 방학 중에는 오후 방과후과정만 운영하는 등 대책이라도 세워줘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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