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in] 대북전단 처벌에 ‘교류협력법’ 적용 논란
[정치in] 대북전단 처벌에 ‘교류협력법’ 적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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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6. ⓒ천지일보 2019.12.30
통일부6. ⓒ천지일보 2019.12.30

“무리한 법해석” vs “방치 안돼”

교류협력법 유권해석 바꿔 논란

통일부 “최근 北상황 고려한 조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간주하고 전단 살포와 관련된 단체 두 곳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무리한 법해석’이라 견해와 ‘남북 간 긴장 고조로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가 전날(10일) 대북전단을 살포해 온 탈북민 단체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이들 단체에 대한 법인 설립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는 예상되는 여러 논란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남북교류협력법상 미승인 반출’로 보고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고발하기로 한 것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고발 배경과 관련해 “해당 단체가 대북전단 및 페트병 살포 활동을 통해 남북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밝힌 규정은 교류협력법 2조 2항과 3항으로 남북 간의 물품, 무체물 반출·반입을 '교역'으로 정의하고 반출과 반입을 매매, 교환, 임대차, 사용대차, 증여, 사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남북 간 물품 등의 이동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통일부가 대북전단을 날리는 행위가 불특정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 교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규제가 어렵다는 입장을 취해 왔던 터라 논란이 커졌다. 갑자기 통일부가 교류협력법상 반출의 개념을 남한과 북한 사이의 물품 이동에 해당한다는 등 유권 해석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14년 10월 북한이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에 고사총을 쏴 남북 군사 긴장이 높아졌을 당시에도 전단 살포 행위를 규제하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의 불특정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므로 교역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통일부 장관의 승인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폈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도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단을 날리는 행위만으로는 반출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전단 살포는 특정한 목적 없이 날려 보내는 것인데 이런 행위까지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교류협력법 해석을 바꾼 것과 관련해 5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4.27 판문점 선언, 대북전단 살포가 제한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 살포 물품의 다양화(USB, 달러, 라디오) 및 기술 진화(드론), 대북전단 등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위험, 지역주민의 민원 제기 등이다.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인근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포기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5.5
[천지일보=유용주 객원기자]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인근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포기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5.5

다만 이런 설명에도 대부분의 사정 변경 사유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통일부가 유권해석을 바꿔 과거 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애기가 많다. 판문점 선언은 2018년에, 대법원 판결은 2016년에 나왔다. 물품의 다양화나 지역주민의 민원 제기도 최근에 나타난 현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같은 비판과 관련해 “김여정 담화 이후 남북 긴장이 높아졌고 접경지역 주민의 불만이 최근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단체들이 페트병을 날리기 위해서 지역주민들과 부딪혔을 때 아주 부적절한 행태가 노출됐고, 이걸 본 많은 국민 여론이 있었다. 당장 며칠 사이에 벌어진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판문점 선언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라기보다는 양 정상 간 합의사항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 준수해야 한다는 측면”이라며 “(현시점에서) 순수하게 법적으로는 교류협력법을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신범철 박사는 통화에서 “북한이 김여정 담화 발표 닷새 만인 지난 9일부터 속전속결로 남북 통신망을 단절하고 대남 비난 여론 고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로서는 남북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중요하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고발 조치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게 신 박사의 설명이다.

북한 각계각층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보며 대화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각계각층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보며 대화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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