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구하라법, 21대 국회에선 통과될까
[피플&포커스] 구하라법, 21대 국회에선 통과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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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고 구하라씨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고 구하라씨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2

‘전북판 구하라 사건’ 발생에 다시 떠오른 ‘구하라법’

서영교 의원, 21대 국회 1호법안으로 ‘구하라법’ 재발의

“오빠의 마지막 선물” 구호인씨, ‘구하라법’ 재추진 호소

[천지일보=박혜민 기자]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구하라법’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전북판 구하라’로 불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관이던 딸이 순직하자 32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본인 몫으로 나온 유족급여와 딸 퇴직금 등을 합쳐 약 8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때까지 매달 91만원의 유족급여도 받게 됐다. 이 생모는 지난 1988년 남편과 이혼한 뒤 소방관 딸을 포함해 두 자녀를 양육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족은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던 사람이 돈을 받아갔다”며 양육비 청구 소송을 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전북판 구하라’가 재현된 사건이라며, ‘구하라법’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해당 사건 기사에는 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친모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다.

한 네티즌은 “이런 일이 너무 빈번하네요, 뻔뻔한 부모들 너무 많아요”라며 공분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법 개정이 절실합니다” “진짜 구하라법 국민청원 링크 걸어서 친구들한테까지 동의 얻었었는데” “낳기만 한다고 부모가 아닌데” “구하라법이 통과가 되어야 했다”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민법은 상속과 관련해 상속을 받기 위해 상속인을 해하거나 유언장 등을 위조한 경우에만 상속에서 제외시킨다. 기타 범죄나 양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는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그동안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지난 천안함 침몰사고, 세월호 사고,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등을 비롯한 여러 건의 재해사고에서 유족들과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와의 상속 분쟁이 벌어진 바 있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오스트리아 민법은 부양의무 책임을 다하지 않은 자를 상속결격사유에 포함시키고 있다.

중국도 자녀를 유기하는 등 부양을 제대로 못한 경우에 상속권을 박탈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스위스는 가족법상의 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 일본 민법에서도 상속인을 학대하거나 현저한 비행이 있을 때는 상속권의 박탈을 가정재판소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지난 3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개정안을 21대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동료 의원들이 대거 동참해 총 50명 의원 이름으로 법안이 제출됐다.

서 의원은 “‘구하라법’의 통과를 온 국민이 간절히 원하고 있고 법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만큼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심사에 나서 꼭 통과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통과를 촉구했다.

[천지일보=박혜민 기자] 고(故)구하라의 빈소가 25일 서울 강남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故 구하라의 영정.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25
[천지일보=박혜민 기자] 고(故)구하라의 빈소가 25일 서울 강남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故 구하라의 영정.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25

‘구하라법’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구하라씨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20여년 전 가출한 친모가 구하라씨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청원을 진행했던 법안이다. 이 법안은 상속인을 해하거나 유언장 등을 위조한 경우에만 유산 상속 결격 사유를 인정하는 현행 민법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를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지난 20대 국회 당시 국회 청원에서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라왔다. 하지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고, 20대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에 대해 구호인씨는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들의 친모는 하라가 9살, 제가 11살 때 가출해 거의 20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라며 “엄마라는 단어 없이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라의) 장례를 치르던 중 친모가 찾아왔고, 친모 측 변호사들은 부동산 매각대금 절반을 요구했다.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하라법이) 통과가 안돼서 참담했고 씁쓸했다”면서 “구하라법이 만들어져도 우리 가족은 적용받지 못하지만, 평생을 슬프고 아프게 살아갔던 동생에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21대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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