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공소장 비공개, 국회법 위반” vs “법원 고유 권한” 설왕설래 격화
[이슈in] “공소장 비공개, 국회법 위반” vs “법원 고유 권한” 설왕설래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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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법무부 추미애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법무부 추미애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1

추미애 “공개, 잘못된 관행”에

일각서 “‘친문’ 아바타냐” 비판

“비공개 결정 시점도 부적절”

참여연대도 “국민 알권리 침해”

 

“국회서 필요한지 근거 모호”

“요지 제출해 국회법 위반 NO”

등 비공개 옹호 의견도 존재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을 제출하라는 국회 요구와 관련해 비공개 방침을 정하고, 공소사실 요지 등 제한적인 정보만 공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 등 일각에선 문제제기에 나섰지만 법원이 공소장 원문 공개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고, 추 장관 본인도 정치적 부담을 감내하겠다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추미애 “잘못된 관행 반복 그만둬야”

추 장관은 5일 오전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그동안 의원실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곧바로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며 “여러 차례 숙의를 거쳐서 더 이상 이런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가 제출한 요구 자료에 대해선 법과 원칙 또 제출 취지에 맞게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는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송철호(71) 울산시장 등 피고인 13명의 공소장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법무부는 이를 거부했다. 애초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국회의 요구에 따라 비실명 작업을 거쳐 법무부에 공소장을 전달했지만, 추 장관의 비공개 방침으로 공소사실 요지만 제한적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추 장관은 “재판 절차가 시작되면 공개된 재판에서 공소장의 세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와 별도로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자료에 의해서 알려지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또 “지난해 12월 1일자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도 만든 바 있다. 법무부가 만들어놓고 지키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법무부 추미애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법무부 추미애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특권 없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31

◆“법원도 공개 부정적… 정치적 부담 감내할 것”

법무부는 이날 오후 다시 공식입장을 내고 “그 동안 법무부는 의정 활동과 행정부 감시를 위한 국회에 부여된 자료요구 권한을 존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비롯해 국회에서 요구한 공소장 전문을 익명처리한 후 제출해 왔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의원실에 제출된 공소장 전문이 그 직후 언론을 통해 여과 없이 공개되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이는 기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또 “공소장 공개 여부는 법원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 법원행정처도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소송절차상 서류라는 이유로 제출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법원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공소장 비공개에 대한 내부 반대 의견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 “오히려 국민의 명예와 사생활 침해 우려로 국회 제출이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장관 개인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은 감내하겠다는 추 장관의 소신에 따라 최종 입장이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자료 받으라고 국회 존재” 반박

그러나 법무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국회법 위반이 아니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회법 128조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르면 국가기관은 국회의 자료 요구 시 직무상 비밀 등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다만 군사·외교·대북 관계에 관한 국가기밀이라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야당 등 정치권도 반응했다. 자유한국당은 당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를 통해 고발인 자격으로 법원에 공소장 열람·등사 신청을 했고, 김도읍 의원은 대검찰청에 공소장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아울러 주광덕 의원은 법원행정처에 공소장 제출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를 만든 이유는 국정을 감시하고 입법활동하는데 있어 그런 자료를 받기 위해서다. 국회에서 공소장 등 자료를 받아야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있다”며 “국회에서 요청하면 대검에서 보내주는 건 일종의 관례인데, 이 사건만 주지 말라고 하는 건 ‘친문’을 보호하겠다는 뜻 아니겠냐”며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법치주의의 상징인데, 추 장관은 ‘친문 아바타’나 홍위병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30일 송철호 울산시장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검찰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열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울산시정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이끌어가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0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지난달 30일 송철호 울산시장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검찰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열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울산시정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이끌어가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0

◆“국민 직접 판단하도록 해야 바람직”

변호사이기도 한 녹생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관행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 사건부터 바꾼다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 위원장은 “법이란 다양한 해석 여지가 있기 때문에 국회법 위반 등 시비로 끌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도 이날 논평을 내고 “(법무부 결정은) 국민의 알권리와 이 사건에 대해 판단할 기회를 제약하는 것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재판이 시작되면 공개될 사안이고, 이미 기소가 된 수사결과라는 점에서 국회와 국민에게 공개해 사건의 실체는 물론 검찰 수사 자체에 대해서도 국민이 직접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소장 자체도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반면 김남국 변호사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소장 자체를 필요한 자료라고 요구 할 수 있는지 근거가 모호하다”며 “안 준다는 것도 아니고 (불필요한 부분 제외하고) 공소사실 축약하고 정리해서 제공하겠다고 하는 만큼 국회법 소지는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보면 중요 범죄와 관련해 무분별하게 일반에게도 공유돼 왔다. 개인정보가 지워지지도 않은 채 공개된 경우도 있었다”며 “어떤 시기든 반드시 바뀌어야 할 내용이었다”고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김 변호사는 “공소장 자체로도 문제가 되는데, 73페이지 공소장이라면, 이게 주요사실이라고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증명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저도 공소장을 봤지만 다 부연이다. 이는 ‘공소장일본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소장일본주의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증거능력이 없고 검증되지 않은 증거를 제출해 재판부에 어떤 선입관이나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로 확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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