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단독] 국보급 고려 초 ‘백지묵서 대반야경’ 발견
[문화단독] 국보급 고려 초 ‘백지묵서 대반야경’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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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 위원(역사연구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원장 나종일, 이사장 정광) 주최로 열린 ‘불교유물의 감정과 문제점’ 하계 심포지엄에서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4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 위원(역사연구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원장 나종일, 이사장 정광) 주최로 열린 ‘불교유물의 감정과 문제점’ 하계 심포지엄에서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4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 위원 공개
8m 40㎝ 대작인 두루마리 불경
‘초조대장경’ 인출본 같이 발원
신라~고려초 한자 파악에 도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고려 초 초조대장경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사경된 국보급 ‘백지묵서 대반야바라밀다경(白紙墨書 大般若波羅蜜多經)’이 발견됐다. 백지 묵서경이란 백지에 먹으로 쓴 경전을 말한다.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 위원(역사연구가)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원장 나종일, 이사장 정광) 주최로 열린 ‘불교유물의 감정과 문제점’ 하계 심포지엄에서 이를 공개했다. 

이 전 위원에 따르면, 이 묵서경은 고려 정종(靖宗) 12년(1046)에 김해부 호장 허진수(許珍壽)가 국가와 부모를 위해 사찰에 공양한 600권의 대반야바라밀다경 가운데 1축으로 국보 제284호인 ‘초조대장경 대반야바라밀다경’과 함께 같은 시대에 사경된 것이다.

이 묵서경의 크기는 가로 8m 40㎝X30㎝로 1행은 17자로 돼 있으며 고려지에 정연하게 종서로 쓴 전형적인 두루마리 불경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백지묵서 화엄경(삼성리움박물관 소장)이 국보 제196로 지정돼 있으며 고려 초에 만든 묵서경은 한점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고려 초 초조대장경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사경된 국보급 ‘백지묵서 대반야바라밀다경(白紙墨書 大般若波羅蜜多經)’.ⓒ천지일보 2019.6.4
고려 초 초조대장경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사경된 국보급 ‘백지묵서 대반야바라밀다경(白紙墨書 大般若波羅蜜多經)’.ⓒ천지일보 2019.6.4

이 전 위원은 “이 묵서경은 전언에 따르면 십 수 년 전에 일본 대마도에서 한국에 전해진 것”이라고 말하고 “‘대반야바라밀다경’은 모두 600권으로 이번에 새로 발견된 백지 묵서경은 김해부호장 허진수가 초조대장경이 제작되던 시기에 각자하지 못한 부분을 사경한 1축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은 또 “묵서경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고자(古字)가 많이 등장하며 신라시대부터 고려 초기까지 사용됐던 한자를 파악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청나라 고문학자 단옥재(段玉裁)의 ‘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에 보면 ‘無(없을 무)’자는 본래 ‘元(으뜸 원)’자에서 나왔음을 밝히고 있다. ‘元’은 효경에 ‘상통원막(上通元莫)’으로 나오며 당 현종 때 명필 안진경(顏眞卿)이 ‘无(없을 무)’로 씀으로써 이때부터 유행됐다는 것이다.

중국 고대 도덕경에는 ‘無’를 ‘元’자로 썼으며 천자문에서는 ‘玄(검을 현)’을 ‘元’자로 대용하기도 했다. ‘元’은 ‘무한대’ 즉 미지를 나타내며 ‘허무하다’는 뜻으로 사용됐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영국 대영제국 도서관에 소장된 필사경인 대반야바라밀다경(영국인 ‘Marc Aurel Stei’에 의해 돈황석굴에서 발견 됨)은 고려 묵서경의 필체와 상당히 비슷하며 이 불경에 나오는 지금은 쓰여 지지 않는 서체 등은 너무 닮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 동대사(東大寺) 소장의 13세기 필사경인 대반야바라밀다경, 같은 사찰 소장의 영구(永久)3년명 대반야경 필사경에도 ‘無’자를 완연한 ‘元’자로 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유물 관련 심포지엄서 공개된 ‘백지묵서 대반야경’ ⓒ천지일보 2019.6.4
불교유물 관련 심포지엄서 공개된 ‘백지묵서 대반야경’ ⓒ천지일보 2019.6.4

이어 이 전 위원은 “사경 재료인 고려지는 1천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어도 좀 하나 슬지 않는 완벽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제 ‘당송(唐宋)을 비롯 명청(明淸)시기까지 중국에서도 우수성을 인정한 고려지의 위상을 입증하는 증거”라며 “향후 돈황석굴에서 찾아진 많은 양의 당·송대 불경이 고려지로 인출, 사경된 것이 많아 향후 연구과제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반야바라밀다경은 ‘진국(鎭國)의 전(典)이요 인천(人天)의 보배’로 일컬어져 왔으며 예로부터 불자들은 나라의 안녕과 재앙의 소멸, 개인의 복을 구할 때는 이 경의 독송과 전파에 주력해 왔다고 한다.

특히 제 398권에는 ‘이 경을 지니고 외우는 자 이 경을 베끼는 자 전독(轉讀)하는 자, 사유(思惟)하는 자, 경의 말씀대로 행하는 자, 다른 이들을 깨닫게 하는 자는 모든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얻을 것이다’라고 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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